책을 스캔한 뒤 버린다? AI 기업들의 학습 방식이 화제다
AI 모델 학습을 위해 책을 대량 구매하고 파괴하는 관행이 드러났다. 공정 이용인가 지식 독점인가?
오늘 보도로 본 상황: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가
원문을 확인해본 결과, 지난 금요일 18개 옹호 단체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제출한 민원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대형 AI 기업들이 물리적 도서를 사들인 뒤 텍스트를 디지털로 복사하고 원본을 폐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작권 소송 과정에서 드러난 법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Anthropic은 이 작업을 “Project Panama”라는 암호명으로 진행했으며, 내부 메모에서 “전 세계 모든 책을 파괴적으로 스캔하려는 노력”이라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프로젝트의 은폐 의도입니다. 원문의 표현을 빌리면 회사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기를 원했기” 때문에 암호명을 부여했고, 공개 장소에서의 언급을 피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Amazon도 유사한 책 스캔-파괴 활동을 해왔다는 최근 보도가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기술 관점에서 본 배경
35년간 기술 붐의 사이클을 지켜본 입장에서 이 현상의 동기를 분석해 보니, 몇 가지 실질적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구형 출판물이 AI 학습에는 더 유용합니다. 최근 저작물들은 AI가 생성한 텍스트로 오염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1980~2000년대 책들이 훨씬 ‘순수한’ 학습 자료가 됩니다.
둘째, 경제성입니다. 스캔 후 원본을 보관하려면 창고 비용이 계속 발생합니다. 폐기하면 그 비용을 없앨 수 있습니다.
이는 과거 기술 기업들이 보여줘온 패턴과 유사합니다. 비용 절감과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데이터의 원본 출처나 미래의 법적 책임은 뒷전으로 두는 식입니다. 1990년대 후반 닷컴 붐 때도, 클라우드 스토리지 초기 때도, 이런 식의 ‘먼저 자산을 모으고 질문은 나중에’ 하는 접근이 반복되었습니다.
법적·윤리적 갈등 지점: 정말 공정한가?
원문을 검토하니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운 쟁점입니다.
법원 판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Bartz v. Anthropic PBC 사건의 지방법원은 “물리적 책을 디지털화하고 폐기하는 행위가 변형적 공정 이용(fair use)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Internet Archive는 같은 논리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 차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 불명확합니다. 같은 행위가 기관마다, 판사마다 다르게 평가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1인 자동화 운영자나 시니어 창작자 입장에서 이것은 불안한 신호입니다. 여러분이 만든 콘텐츠가 (명시적 동의 없이) AI 학습에 사용되고, 그 과정이 법적으로는 ‘공정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GitHub에서 코드를 공개한 개발자, 블로그에 글을 쓴 작가, 온라인에 올린 창작물 모두가 이 논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더 큰 맥락: 왜 지금 이 보도가 나왔는가
원문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이 관행이 “공개 관계(public relations) 악몽”이 되었다는 언급입니다. 책을 태우는 이미지는 역사적으로 전제주의 체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적으로는 ‘합리적’이어도, 상징적으로는 매우 도발적입니다.
따라서 이 소식이 지금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은, 소송 과정의 증거 개시(document disclosure) 때문이지만, 동시에 AI 기업들의 데이터 수집 방식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누적되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FTC가 조사 요청을 받는 것 자체가 규제 기관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GitHub 생태계와 자동화 환경을 오래 지켜본 입장에서, 이 이슈는 단순한 AI 윤리 논쟁이 아닙니다.
앞으로 누가 학습 데이터로서 ‘가치 있는’ 것으로 간주될지, 그리고 그 데이터 활용이 원저자의 동의나 보상 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가 결정되는 시점이라는 뜻입니다. 현재 법원 판례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어느 해석이 표준이 될 것인가는 계속 변할 것입니다.
공정 이용 원칙이 정말 AI 학습에도 적용되어야 하는가, 아니면 별도의 라이센싱 체계가 필요한가 하는 논쟁이 있는데, 이 부분은 앞으로 몇 년간 계속 지켜봐야 할 지점입니다.
이 이슈는 다음 편에서 규제 기관의 대응과 기업들의 전략 변화가 어떻게 펼쳐질지 이어서 다뤄보겠습니다.